여행 이야기

우리가족 여행 - 문경&단양 (2014/10/25~26)

해랑&난 아빠 2014. 10. 26. 23:58

 

 

결혼 기념 겸 가을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우리 가족끼리 조용하게 보낼 수 있는 그런 곳으로...

고민하다 결정한 장소는 문경 운달산 김룡사.

사람들에게 유명하지 않으면서도 숲이 좋은 그런 곳이다.

 

 

 

 

 

조선 시대 때 궁중에 향과 목탄을 공급하는 향탄봉산으로 지정되어 숲이 잘 보존될 수 있었다고 한다.

하늘 위로 쭉쭉 뻗은 나무들 사이로 난 인적이 드문 길을 걸어 김룡사에 도착했다.

 

 

대웅전 앞에 서 있는 두 노주석이 인상적이다.

 

방문객이 많지 않은 이 절은 조용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김룡사는 풍수지리 상으로 소가 누워있는 형상의 명당으로, 소의 눈에 해당한다는 명부전으로 가는 길에 단풍이 한창 물들고 있다. 

 

김룡사를 나서 대성암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전나무 숲길.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길만큼 길진 않지만 우리에게 주는 행복감은 절대 짧지 않다.

 

 

 

아침을 거의 먹지 않고 산책을 한 터라 애들은 배고프고 지쳤나보다.

 

 

서둘러 내려오는 길에 만난 전나무 숲과 그 옆으로 흐르는 운달 계곡.

저기에 텐트를 치면 딱 좋겠다 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실제로 여기서 캠핑을 하고 올린 블로그를 본 적이 있지만, 개수대엔 물이 나오지 않고, 화장실 관리가 엉망이다.

 

 

조용하니 참 좋은 곳인데 식사를 할 곳이 마땅치 않다. 계곡을 끼고 식당들이 있는데 여름 한 철에만 운영을 하는지 아침식사 되는 곳이 없다.

대성사 & 윤필암이 바로 옆인데 식사를 위해 10km 정도를 나가 식사를 마치고 다시 돌아와 대성사 쪽으로 향했다.

시간이 지체되어 윤필암만 구경하기로 한다.

 

비구니 스님들이 기거하는 작고 깔끔하고 암자이다. 숲속 깊숙히 위치해 있고, 단풍이 짙어지는 가을이라 더욱 운치있다. 내 마음도 같이 깨끗하게 정화되는 느낌이 든다.

 

 

 

사불전이라는 건물에는 불상을 모시지 않고, 적멸보궁처럼 유리를 달아 저 멀리 사불(四佛)이 새겨져 있다는 바위를 바라보게끔 되어 있다.

 

 

 

가보고 싶지만, 애들을 데리고 가기엔 무리일 것 같아 아쉽지만 다음으로 기회를 미룬다.

대신 애들과 함께 연못에 있는 물고기 먹이를 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떠나기 전 연못에서 한 컷. 

 

이제 차를 돌려 벌재라는 고개를 넘어 단양으로 향한다.

선암계곡을 끼고 내려오면서 중선암과 하선암도 구경한다.

이곳도 문경과 마찬가지로 산과 계곡의 풍경이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우리의 1박 장소는 소선암 자연휴양림이다. 애초에 캠핑을 계획했으나 너무 추울 것 같아 여기로 정했다.

군에서 운영하는 휴양림 치고는 시설도 괜찮고 깔끔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잠을 푹~ 잘 자고 다음날 아침.

간단히 주변 산책을 마치고 연립동이 있는 계곡 쪽으로 내려왔다.

앞에는 소선암 자연 발생유원지가 보이고,

유유히 흐르는 선암계곡,

그리고 여기 저기 단풍이 한창인 앞산 경치는 정말 일품이다.

 

 

애들은 놀이터에서 신나게 그네를 타고, 나는 이 좋은 풍경을 두고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깊어가는 가을. 가족과 조용하게 보낸 문경, 단양에서의 1박 2일.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