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캠핑을 마지막으로 벌써 6개월 째 못하고 있는 캠핑.
11월에도 가려고 했으나 이런 저런 사정으로 못가고
너무 좀이 쑤셔 쌀쌀한 3월 말이지만 캠핑을 가기로 한다.
며칠 전 예약해도 어렵지 않게 예약을 할 수 있고
집에서 2시간 이내로 갈 수 있는 멀지 않은 곳.
첫 캠핑을 한 곳이고 언제가도 부담없는 곳.
월악산 쪽 캠핑장. 이번에는 닷돈재 야영장이다.
첫 째가 학원이 밤 9시에 끝나
토욜 아침 일찍 출발하려 했으나
늦잠을 자고 싶어서인지 다들 금요일에 출발하길 원해서
민폐를 무릎쓰고 늦게 출발하기로 한다.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망설임없이 F 사이트.
새소리, 물소리 들으며 일어나는 캠핑장의 아침은 언제나 상쾌하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숲속 산책을 위해 차를 끌고 미륵대원지로 향한다.
한적한 토요일 오전
날씨도 좋고 풍광도 좋고 사람도 적어
이 부근이 모두 내 것인 양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기분도 좋아진다.
가봐야지 생각만 하다 드디어 만나게 되는 하늘재.
문헌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길이라고 한다.
경사가 완만하고 거리도 길지 않아
애들을 데리고 가볍고 다녀오기 제격인 산책길이다.
하늘재 입구에는 미륵대원지가 있어
산책 코스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하고, 애들 역사공부에도 그만인 곳이다.
공사중인 미륵불.
원형을 헤치지 않으면서
좀 더 좋은 모습으로 바뀌길 기대해 본다.
이 곳도 좋은 전망을 가진 절터다.
북쪽을 바라보는 것이 좀 의아해 하지만
저 멀리 영험한 기운이 감도는 월악산 봉우리를 바라보고 지은 건 아닐지.
절터를 지나 본격적인 산책로로 접어든다.
요 며칠 3월 말 치곤 포근한 날씨지만
이맘 때가 그렇 듯 생강나무인지 산수유인지 구분 못하는
노오란 꽃만이 이젠 봄이 왔다고 알려준다.
길 옆으로 무척이나 맑고 깨끗한 계곡물이 듣기 좋은 음악을 적당한 톤으로 들려주고
쭉쭉 뻗은 소나무, 낙옆송 사이로 난 길을 가족과 함께 걷노라면
행복하다 라는 표현을 이 때 아니면 또 언제 쓸까나
오랜 만에 산책을 해서인지 애들은 우리보다 계속 뒤쳐진다.
빨리 오라고 채촉하고 다독이면서 완만한 오르막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유명한 소나무가 있는 곳까지 왔다.
연아언니 닮은 소나무에서 사진을 안찍고 가면 아쉽지.
그리고 잠시 후 하늘재가 다 왔음을 알려주는 포암산 바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하늘재 정상.
미세먼지가 약간 있긴 하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시원하기 그지없다.
하늘재에서 시작해서
문경 주흘산으로 갈 수도 있고, 조령산으로 갈 수도 있으나
다음에 갈 기회가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하고 하산길로 접어든다.
완만하고 평탄한 소나무 숲길은 다리에 별다른 부담을 주지 않는다.
하산길 막바지에 보이는 월악산 영봉과 만수리지.
볼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답다.
점심을 먹은 후에서
사이트에서 쉬기도 하고 계곡에 내려가 발을 담그기도 하면서
자연 속에서 간만의 여유로움을 마음껏 누려본다.
저녁이 되자 낮 동안 따뜻했던 공기는 싹 사라지고 쌀쌀한 기운이 숲 속을 에워싼다.
처음 개시해 보는 작은 쉘터 안에서
주전부리를 하면서 소담소담 이야기 꽃을 피운다.
가는 밤이 아쉽지만
다른 곳에서 캠핑을 하면서
또 즐거운 시간을 보내자 약속을 하면서
눈을 감자마자 다들 금세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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