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째와 떠나는 본격적인 백패킹
산 정상과 잣나무 숲속 중
어디냐 좋겠냐고 했더니
덜 수고스러운 잣나무 숲을 선택한 딸.
금요일 오후
큰 딸과 함께
퇴촌 어딘가 잣나무 숲속으로 찾아들었다.
초행길이라
잘 찾을 수 있을까 걱정을 했지만
출발한지 30분 되지 않아
등산로 초입부에 있는 잣나무 숲을 만날 수 있었다.
청태산 잣나무 숲처럼
꽤 알려진 잣나무 숲보다 규모 면에서 크지 않고
나무도 수령이 오래되어 보이지 않지만
피톤치드 향 맡으며 힐링하기 충분한 곳.
오래 산행을 하기엔 무리가 많이 따르는
초딩 딸과 함께 가기 딱인 박지다.
어두워지기 전에
텐트와 실타프로
오늘 밤 보금자리를 만든다.
사이트 구축도 끝나고
잣나무 숲속에 아빠랑 단둘이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무척 좋은 큰 딸.
아빠도 막걸리를 마시며
그 기분을 업 시켜본다.
금새 어둠이 찾아들었다.
불빛 하나 없는 칠흑같은 어둠에 익숙해 지는 데에는 시간이 더 걸릴 듯하다.
다른 백패커들이 찾아오지 않을까 기대도 했지만
금요일 밤이라 그런지 우리만 넓은 숲 속에 전세를 냈다.
텐트 불빛 외에는 어둠 뿐인 숲속에
계속해서 달려드는 모기와
차가워진 산속 밤기온에 밖에서 더 있을 수 없어
저녁을 먹고 텐트 안으로 들어왔다.
텐트 안에서 큰 딸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잠이 들었다.
익숙하지 않은 적막한 환경에
잠들기 전 꽤나 예민해 있었지만,
무사히 하룻밤을 잘 지내고...
새벽부터 산행을 하시는 동네 어르신들 소리에
일찍부터 귀는 열려 있었고, 몸뚱아리는 좀 더 뒤척이다 일어났다.
텐트 문을 열자
자욱한 안개에 둘러싸인 잣나무 숲이
어제보다 헬쓱하고 앙상한 모습으로 쳐다보는 듯하다.
아침을 간단히 해결하고
싼 맛에 구입해 봤던 해먹 위에서 큰 딸이 노는 동안
풀었던 짐을 배낭에 다시 구겨넣기 시작한다.
아니온 듯 자리를 말끔히 정리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숲속을 내려선다.
밖에서 바라본 잣나무 숲속
하룻밤 무사히 잘 지내게 해줘서 고마운 숲.
누가 놓았는지 모르겠지만
정감있고 실용성 만점인 징검다리를 건너
우리 차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하산을 한다.
본격적인 백패킹에 몇 가지 느낀 점이라면,
달려드는 모기떼와 싸늘한 날씨에 쉘터가 있었다면 더 쾌적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정상이나 헬기장이 야경을 보는 재미가 있고, 사방이 확 트여 있어 예민함이 덜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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