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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산 야등 (2018년 7월 6일 ~ 7일)

해랑&난 아빠 2018. 7. 7. 21:11






금요일 퇴근을 하고

서둘러 짐을 챙기고 가까운 광교산으로 향한다.


출발할 땐 어둡지 않더니 어느새 주변은 새까매지고

어둠과 고요함만이 가득한 산속 밤.


혼자였다면 꽤나 신경이 곤두서 있었을 터이지만

오늘은 동행이 있어 한결 심적으로 여유가 있다.







처음부터 계속되는 오르막에 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

오르막이 끝나기 전에 나온 첫번 째 전망대.

수원 시내 야경이 시원스레 내려다 보인다. 





능선에 올라서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낮에는 그냥 지나쳤던 말라죽은 나무들이 랜턴 불빛에는 꽤나 인상적이고 스산하다.

마루금 길이가 제법 되는데 대부분 평지라 얼마 걸리지 않아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도 인적인 끊긴지 오래된 듯하고

광교산 정상비만이 외로이 데크를 지키고 있었다.


그렇게 길을 걷고 걸어 도착한 박지.

화려한 도시 야경이 우리를 먼저 반겨주었다.







서둘러 텐트를 치고,

늦은 밤 저녁을 먹기 시작해서 이런 저럭 얘기를 나누다 보니

자정은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다.


금요일 야등은 토요일, 일요일이 남아 있어 심적으로는 여유가 있지만, 

산 속에서 보낼 수 있는 물리적인 시간상으로는 여유가 없다.


내일 아침 등산객들이 몰려오기 전에

철수를 해야하기에 그만 정리를 하고 눈을 붙인다.





꿀잠을 자고 일어났더니 

해는 벌써 동쪽 산위로 얼굴을 빼꼼 내밀고 있고,

아파트 가득한 도시도 노란 기운을 받으며 잠에서 깨어나고 있었다.







깨끗한 여름 장마철 공기에 서울 쪽 경치가 한 눈에 들어온다. 

관악산과 청계산이 손에 잡힐 듯 바로 앞으로 펼쳐져 있고,


그 뒤로 북한산과 도봉산이 

붉은 기운이 가시지 않은 하늘 아래 쪽으로 아름다운 곡선을 그려내고 있었다.







아름다운 아침 풍경에 한 동안 넋을 잃고 있다가

등산객들이 올 수 있다는 생각에 재빨리 짐을 정리하고

높은 곳에서만 볼 수 있는 눈맛 좋은 너른 풍경을 다시 한 번 감상하고 하산길을 재촉했다.









짧았지만 

한 주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확 날릴 수 있었던 임팩트 있는 야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