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설악산 산행 (2013/01/12-13)

해랑&난 아빠 2012. 1. 12. 11:41

<메인 사진: 천불동 계곡 비선대 장군봉>

 

 

지난 번에 월악산 산행을 배신했던 친구와 드디어 1박2일로 설악산 산행을 가기로 했다. 아침 7시 경 우만버스 정류장에서 용대리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중간에 홍천에서 잠시 정차하고 11시 5분 경에 용대리에 도착했다. 겨울이라 그런지 등산객이 별로 없고 마을도 조용했다. 등산 전에 배를 채우기 위해 근처 식당에 들어갔다.

이름은 잘 기억이 안나는데, 황태해장국과 산나물이 정말 맛있었다. 역시 시골이 가격이 사악하지 않고 맛도 좋다.

 

이제 백담사로 출발할 시간. 겨울에는 용대리에서 백담사로 가는 마을 버스를 운행하지 않는다. 봄에나 운행을 시작한다고 한다. 나중에 걸어서 가보니 길이 험해서 이 겨울에 운행하면 큰일 날 거 같다. 왕복으로 차 2대는 못다닐 정도의 길이다. 주변 경치도 좋고 산책하는 기분으로 친구와 얘기하면서 걸어가니 기분이 상쾌하다.

한 시간 반 정도를 걸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12시 반 경에 백담사에 도착했다. 만해 한용운, 전두환 때문에 이름만 많이 들었던 백담사를 이제서야 만나게 되었다.

  

 

한 10분 정도 휴식을 취하고,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하고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백담사에서 봉정암 직전까지는 그리 험하지 않지만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가는 길의 경치는 역시나 멋지다.

 

봉정암 직전에서 급한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4시간 넘게 걸어온 후라 힘차게 오를 힘이 없다.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다 왔나 싶더니 또 오르막길이 나오고. 헉헉대기를 한참한 후에야 봉정사에 도착했다.

 

 

정말 멋진 곳이다. 힘들어서 여유를 가지고 구경하지는 못했지만 바위병풍으로 둘러싸인 이 곳은 최고의 명당자리가 분명하다. 봄, 가을이면 그 경치가 더욱 더 멋지리라.

석가모니 사리를 모셔놓은 불뇌사리탑은 구경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다음에 꼭 이곳을 다시 들르리라 다짐하면서.

 

여기서 소청대피소까지 쭉 오르막길이다. 역시다 악산이다. 공룡능선보다는 힘들지 않다고 하지만 버겁긴 매한가지. 거기에다 길위엔 눈이 엄청 쌓여있고 매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하여 더욱 더 힘이든다. 칼바람에 사진을 찍을수가 없다. 장갑을 벗으면 손이 꽁꽁 얼어버릴 것만 같다.

 

소청 대피소를 지나 어두워져서야 중청대피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착 시각은 5시 반. 장갑을 꼈음에도 불구하고 손가락이 꽁꽁 얼어있다. 6시간 이상을 걸었기 때문에 배고 무지 고프다. 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저녁을 만들어 먹었다. 친구가 소주 팩 2개를 가지고 왔는데 둘이 먹기엔 부족한 양이다. 아쉬움을 달래며 대충 잠자리 정리하고 9시 경 눈을 붙여본다.

 

하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자리가 좁고 옆에서 코골고 속닥거리고 부스락거리는 소리때문이다. 바닥에 모포 한 장만 깔았더니 딱딱하고 영 불편하다. 자는 둥 마는 둥 뒤척이며 나의 첫 대피소 숙박은 그렇게 지나갔다. 거나하게 취한 후 확~ 자버리는 게 제일 나을 듯 싶다.

 

5시 반에 여러 명의 알람이 동시에 울린다. 더 이상 자는 건 어려울 것 같고... 일어나 취사실에 가서 카레밥을 대충 먹었다. 해가 7시 반 경에 뜬다는데 그 때까지 기다리면 하루 일정이 늦어질 것 같아 깜깜한 새벽에 대청봉에 가기로 했다. 친구는 여러번 가봤다고 쉰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해드랜턴을 차고 깜깜한 길을 걷는다. 다행히 어제 불던 칼바람은 좀 잠잠해졌다. 20분 걸려 6시 40분에 대청봉에 도착. 주위를 둘러보니 하늘에 떠 있는 별 빛과 속초 시내의 불빛 뿐이다.

 

 

대피소로 돌아와 짐정리를 마치고 7시 경 대피소를 나서며 희운각 대피소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날이 밝아지면서 주위 전망이 보이기 시작한다.

 

급경사이지만 눈이 많이 쌓여 눈위를 미끄러지듯 50분만에 내려왔다.

7시 50분 희운각대피소 도착. 대피소 앞에서 보이는 멋진 바위산 ↓

 

 

이제부터 계곡길이 시작된다. 천불동 계곡은 깊은 골짜기이면서 길이도 엄청나게 길다. 겨울이라 수량이 부족하고 얼음이 얼어 장쾌함이 덜하지만 여름에 오면 대단할 것 같다.

 ↓ 얼어붙어 있는 폭포

 

깊은 골짜기 사이로 주위 경치도 멋지다. 역시 설악산이다.

 

 

한참을 내려오니 장군봉이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 비선대에서 바라본 장군봉

멋지다. 고등학교 수행 여행 때 처음 왔었는데 이제서야 다시 찾게 되었네.

 

10시 경 소공원에 도착했다. 신흥사 앞 불상과 권금성의 모습 ↓

 

 

소공원에서 산채비빔밥에 막걸리 한 잔하고 속초행 버스를 탔다.

 

장엄한 경치와 시원한 공기..그리고 친구와 함께 해서 더더욱 좋았다. 1박2일의 설악산 산행은 더할나위없이 만족스러운 산행이었다.

공룡능선에서 다시 만나리라 마음먹고 설악산과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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