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했는지
정말 공감 100%
주말마다 미세먼지가 뒤덮히고
이번 주말엔 비가 온단다.
한 달 전에 예약해 놓은 캠핑장을 취소하고
금-토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캠핑장을 찾다 걸려든
용현 자연휴양림 황토 데크.
벚꽃이 다 졌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여긴 벚꽃이 절정이다.
생각해보니 작년 이 맘때도
희리산 자연휴양림에서 벚꽃 캠핑을 즐겼었지.
그 때도 벚꽃 캠핑을 시기하던 비 때문에
토욜 저녁을 먹고 철수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벚꽃에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 애들은 화장실 쪽으로 달려간다.
애들이 이 휴양림을 제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토끼!
토끼가 엄청 귀여운지 마음에 드는 토끼에게 이름도 붙여주고
집에서 토끼를 키우자고 난리다.
엄마 아빠의 답변은 알면서 얘기하는 거겠지 ㅎㅎ
아침을 먹고 나선 산책길.
바람이 불 때마다
만개한 벚꽃이 눈이 되어 날린다.
자세히 둘러보니 벚꽃만이 주인공이 아니더라.
다른 꽃들도 여기 저기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고
알록달록 파릇파릇 연두빛으로 바뀌어 가는 봄산의 모습.
겨울에 볼 수 없었던 색으로 마음을 설레게하는 봄이 좋다.
계곡을 가로 지르고 목교를 지나면서 산책을 시작한다.
숲속 쉼터에서 체험 놀이를 하고
연두빛 잎이 돋아나는 나무들 사이로 나있는 데크를 가로 지른다.
산책길은 야영장 위로 나있어
비워져 있는 우리 사이트 205번 데크가 내려다 보인다.
황토 데크를 지나 일반 야영장 데크가 나오고, 관리사무소를 끝으로 산책로는 끝난다.
관리사무소 옆에 있는 토끼들한테로 또 달려가 주시는 딸들.
애들이 토끼 이름을 알려준다.
한 쪽 귀가 내려가 있는 귀요미, 예쁘니...등등.
귀요미 빼곤 그 놈이 그 놈 같구만.
야영장 앞 너른 주차장에서 신나게 뛰어 놀고 나서
점심은 짜장으로 간단히 때운 후,
비가 내리기 전에 서둘러 휴양림을 떠난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몇 년 전 용현 자연휴양림에서 아침 일찍 혼자 산을 넘어 찾아갔던 개심사.
지금은 제법 많은 이들이 그 길을 이용하지만
그 당시 줄곳 혼자 길을 헤매면서 찾았던 그 길.
고생 끝에 만난 개심사의 모습이 얼마나 반갑던지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이 곳에서 빠른 도시 생활에 적응하느라 지친 내 마음을
활짝 열어 씻을 수 있을까?
꼬맹이들이 싫어하는 오르막길이 연속으로 나타나고
긴 계단을 올라서니 드디어 개심사가 반갑게 인사를 한다.
활짝 피어있는 꽃처럼 알록달록 매달려 있는 연등도 예쁘지만,
진짜 꽃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더라.
한가지 아쉬운 건
용현 벚꽃은 절정인데, 개심사 왕벚꽃은 덜 피었더라.
일주일 아니면 이주일 후에야 만개할 듯하다.
보기 힘든 청벚꽃도 대부분 꽃망울을 터트리지 않았지만
푸른 빛이 감도는 그 모습은 감수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한 쪽 구석에선 홍매화가 사람들을 유혹하고,
절 전체가 온통 꽃나무들로 가득차 있고,
모든 꽃망울들이 폭죽을 터트릴 준비로 분주하다.
개화 절정 시기에 온다면 제대로 축제를 즐길 수 있을 듯 하다.
외진 곳에 위치한 산신각에도 올라가 본다.
산신각 앞에서 내려다 보는 숲.
점점 푸른 빛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싱그럽기만 하다.
절을 방문할 때마다 안타까운 건
배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들어서는 새 건물들.
여기도 새로운 화장실이 기존 해우소 옆으로 들어섰지만, 다행스럽게도 사이 좋게 서있다.
더 이상 개심사에 새 건물이 들어서지 않았으면 좋겠다.
연못에 가로놓여 있는 다리를 건너면서 개심사를 떠난다.
이번에는 올라올 때와 다른 길로 돌아간다.
가끔 차가 지나가긴 하지만
숲 속의 맑은 공기를 맡으면서 걸을 수 있는 좋은 길이다.
온 동네 산이 울긋불긋 꽃으로 물드는 4월.
본격적인 봄을 알리는 이런 모습에 내 마음은 한없이 흔들린다.
일년 중 제일 아름다운 계절임이 틀림없다.
미세먼지만 아니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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