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 캠핑

우리가족 네 번째 캠핑 - 월악산 송계오토캠핑장 (2013년 8월 2일 ~ 4일)

해랑&난 아빠 2013. 8. 4. 22:30

 

 

 

성수기 땐 캠핑하는 사람이 많아 캠핑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 유명산 자연휴양림 데크에 대기 1순위를 여러 개 걸어놨는데 취소하는 사람이 없다. 그렇다고 무작정 선착순 야영장 또는 캠핑장에 갔다간 자리가 없어 헤맬 것 같고 자리가 있다고 해도 난민촌 생활을 할 것 같아 포기했다. 송계오토캠핑장 예약 사이트에서 들락나락해서 날짜별로 다른 사이트를 겨우 예약할 수 있었다.

 

금요일 아침에 짐을 내리다 전날부터 약간 불편하던 허리를 삐끗했다. 해당 부위엔 근육이 부어 똑바로 설 수가 없다. 캠핑가기 전 용무가 있어 서울에 들렀다 다시 수원 경진한의원에서 침을 맞았다. 침을 맞아도 똑바로 일어설 수가 없다. 이대로 포기해야하나? 캠핑을 가지않아도 짐을 옮겨야하는 건 마찬가지여서 무리해서 캠핑가는 쪽으로 결정했다. 에어컨도 없는 집에서 고생하느니 애들 물놀이도 실컷시키는 게 나을 거라 판단했고, 착한 안지기도 내가 아프니 자기가 일을 도맡아서 한다고 했다.

 

2시간 더 걸려 송계오토캠핑장에 도착했다. 덕주야영장이나 용하야영장처럼 큰 나무가 많지 않아 아쉬웠지만 성수기에 예약인원만 들어올 수 있는 이런 곳에 올 수 있는 것만도 다행이다.

 

제일 마음에 드는 부분은 바로 경치이다. 멋진 월악산 3개의 봉우리가 한 눈에 들어오고 월악산이 캠핑장을 보호하듯 감싸고 있는 형상이다.

사진으로는 그 느낌을 살릴 수 없지만 거대한 바위덩어리 봉우리를 직접 보면 정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첫 날 자리잡은 곳은 소형 28번. 계곡과 가깝고 계수대 바로 옆이라 사람들이 자주 들락날락거린다. 사이트 크기가 5*5로 작은데가 작은 나무 2그루가 심어져있어 타프를 치기가 정말 어려웠다. 겨우 완성한 사이트의 모습은 정말 뽀대가 나지 않는다.

 

 

참고로 사이트 배치는 아래와 같다. 자세한 사항은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마음에 드는 건 바로 계곡이다. 상류 쪽이 아니라 수량이 풍부하고 물이 차갑지 않아 좋다. 물이 차가우면 애들이 물에서 오래 놀지 못하는데 여기에선 실컷 물놀이를 즐길 수 있었다.  

 

 

 

여기 캠핑장엔 샤워장이 없다. 개수대 수도꼭지에 연결된 호수로 찬물 샤워를 간단히 해야한다.

 

 ↓ 찬물 샤워 후 샌드위치로 허기를 달래는 두 딸들

 

 

저녁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고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제대로 박혀있지 않은 타프 팩이 뽑히고 난리도 아니다. 그래도 용케 텐드나 타프가 날라가진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 간단히 아침을 먹고 사이트를 옮긴 생각을 하니 한 숨이 절로 나온다. 다행히 하루밤을 자고 나니 허리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우리가 두번째로 머물러야 할 곳은 길가 옆인 소형 4번이었지만 소형 3번이 있던 사람이 옮기기 귀찮았는지 중형 32번이 어떻겠냐며 바꾸지고 한다. 사이트가 소형보다는 넓고 바꾸자고 계속 부탁을 해서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고 주변 사람의 도움을 받아 다시 사이트를 구축 완료했다.

 

↓ 사이트 구축하는 동안 물놀이 채비 마치고 기다리는 두 딸들

 

다시 물놀이 시작. 한여름 캠핑에 뭐있나? 물놀이 신나게 하면 그만이지.  

 

 

 

 ↑ 지난 밤 비에 계곡 물이 더 불어 애들 스스로 물놀이는 쉽지 않은 상황

 

둘 째날 저녁에 밥을 먹으려니 또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한다.

다행이도 이번엔 타프를 제대로 쳐놨기 때문에 걱정이 덜하긴 하지만 비가 쎄게 내려 사이트 내에 물이 고이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되었다. 소나기성이라 비가 얼마 지나지 않아 그쳤다.

 

 

 

밤사이 비가 여러 번 더 왔고 그 소리에 잠시 잠이 깨끼도 했다. 정작 아침에 되어 잠을 완전히 깨운 건 매미 소리.

아침 밥을 먹으려고 하니 또 비가 오기 시작한다. 큰 딸이 아침먹기 전에 우리 밥먹을 땐 또 비올 거라고 하더니 아니나 다를까 비가 온다. 다행히 큰 비는 아니고 잠시 내리다 그쳤다.

 

아침 밥을 먹고 사이트 해체에 들어갔다. 12시가 철수 완료 시각이라 밥먹자마자 철수를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짐을 차에 다 실고 그냥 집으로 고고싱~ 하기엔 너무 아쉬었다. 집에 가면 찜통 더위에 고생할텐데 물놀이를 더 하고 싶었다. 그래서 차를 한 쪽 구석에 세워두고 나무 그늘 풍부한 곳에서 우동과 칼국수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다.

 

 

그리고 나서 또 물놀이. 이번 여름엔 정말 물놀이 실컷 해보는 두 딸들.

 

 

물놀이를 마치고 5시 경 집으로 출발했다.

 

그늘이 적어 아쉬움이 있지만, 한여름 저렴한 가격으로 물놀이하기 제격인 캠핑장임엔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