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울 정도로 기나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왔다. 그 동안 캠핑을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여전히 쌀쌀한 3월이지만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이곳 용현 자연휴양림 황토 온열데크를 예약하는데 성공했다.
금요일 퇴근을 하고 서둘러 짐을 꾸리고 서산으로 출발한다. 아마 용현자연휴양림이 수원에서 시간이 젤 적게 걸리는 휴양림이지 싶다. 9시 경 도착해서 우리가 예약한 205번 데크에 서둘러 짐을 풀었다.
산속 3월 밤 날씨는 예상대로 춥다. 침낭에 몸을 집어놓고 조금 있으니 조금씩 따뜻해진다.
더울 정도로 따뜻해지지 않고, 적당히 따뜻한 정도. 시골 온돌방이 생각나기도 한다.
추운 겨울에도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아이템이 틀림없다.
단, 아쉬운 점이 있다면 데크간 간격이 좁은 편이다. 201번 데크는 그나마 떨어져 있지만 나머지는 다닥다닥 붙어있다.
우리가 머문 205번은 위쪽으로 데크가 없어 그나마 호젓한 편이다. 온수를 공급해야 하니 넓게 배치하지 못한 것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좁게 있다보니 4집 중 한 집이 떠들면 다 들린다. 203번 데크에 중년 남자 여러 명이 와서 11시 넘어서까지 떠들어서 잠을 푹 자지 못했다. 올해 첫 캠핑부터 이웃을 잘못 만났다.
아침에 일어나서 찍은 데크에서의 풍경. 나무잎이 풍성해지는 계절은 아니지만 숲속에서의 아침은 언제나 상쾌하다.
안지기는 아침 식사 준비를 하고, 나는 어제 밤에 못가지고 온 짐을 나르고 정리를 한다.
애들은 화장실 근처 토끼장이 있는 것을 보고 거기 죽치고 있다. 203번 데크 자매와 금방 친해져서 같이 토끼에게 풀을 계속 먹이고 있더라는.
그러고 보니 토끼 사진을 찍지도 못했다.
아침을 해결하고 어제 밤에 꺼두었던 핸드폰을 켜니 처가에서 걸려온 여러 통의 부재중 문자.
처가에서 슬픈 소식이 전해지고, 그냥 철수를 해야할 지, 안지기만 먼저 올라가야 할지 고민을 하다가...
산책을 하고 철수하는 걸로 결정했다.
서둘러 짐을 다 정리하고, 이웃 자매들을 데리고 일락산 쪽으로 산책을 나선다.
3월인데도 계곡의 수량이 적지 않다.
계곡가에 핀 버들강아지만이 이제 봄이 왔음을 알려주고..
안지기의 뒷 모습이 근심이 서린 듯 무겁게 느껴진다.
용현 계곡은 생각보다 물이 깨끗하고 수량도 풍부한 편이다. 여름에 오면 재미있게 물놀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애들이 조릿대 근처에서 뭘하나 했더니 조릿대 잎으로 배를 만들어 냇물에 띄운단다. 203번 데크 애들도 캠핑을 많이 다녔는지 숲속에서 노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일락산 중턱에 있는 전망대까지 가려고 했으나, 시간상 어려울 것 같아 방향을 틀었다. 내려오는 도중에 있는 쉼터에서 컵라면을 꺼냈다.
4명 분량만 가지고 왔지만, 6명이서 사이좋게 나눠 먹었다.
역시 산에서 먹는 컵라면 맛은 일품이다.
휴양림으로 돌아와 숲속 쉼터에서 짧게나마 신나게 놀이를 하고.
이제 아쉽지만 용현 자연휴양림을 떠나야 할 시간.
2박 계획을 하고 왔다가 갑자기 떠나려니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는다.
여름이나 가을 쯤 다시 와서 여유롭게 휴양림을 둘러 보고 싶다.
만난지 얼마 안되었지만 이제 헤어지려고 하니 애들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가보다.
다음에 또 만난다면 그 땐 더 길게, 더 신나게, 더 사이좋게 즐기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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