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돈재에서 올해 캠핑을 시작한 후 줄곳 산으로 캠핑을 다녔다.
날씨는 조금씩 더워지기 시작하고,
뭔가 색다른 캠핑을 고민하다 갑자기 바다로 캠핑을 가고 싶어졌다.
공기 맑고 푸른 숲 속에서의 캠핑과는 색다른 매력이 있는 바다, 그리고 해수욕장.
작년 몽산포에서의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애들도 바다로 가고 싶다고 흔쾌이 오케이 사인을 보낸다.
어디 바다로 떠날까?
이왕이면 가보지 않은 곳으로.
그리고 좀 덜 붐비는 곳으로.
작년 몽산포에서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지만, 그 곳의 번잡함이 싫었다. 사람이 북적대는 바다보다는 한적하게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그런 곳.
그래서 결정한 곳이 춘장대 해수욕장. 서해로 향하는 캠퍼들은 태안에서 대부분 방향을 돌리고 서천에 있는 이 곳 춘장대까지 많이 오지를 않는다.
금요일 퇴근을 하고 집에 온 이후부터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한다.
좀 더 빨리 출발하려고 서둘러 짐을 챙겨 공간이 충분하지 않은 차에 짐을 겨우 구겨넣고 김밥을 사서 차에서 먹기로 하기만...
겨우 8시 정도 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금요일에 무리를 해서 출발하는 이유는
첫 째, 차 막힘 없이 도착할 수 있다.
둘 째,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셋 째, 여유로운 토요일 아침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한적한 시골 도로를 달리기 시작한다.
한 밤중에 처음 가보는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는 기분.
음~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미는 기분좋은 설레임과 낯설음으로 인한 약간의 긴장감이 동시에 다가온다.
2시간 정도 걸쳐 도착한 솔내음 캠핑장. 소나무 숲 곳곳에 등을 설치하여 주위가 환하다.
몇몇 캠퍼들이 벌써 자리를 차지해 있고, 늦은 시각이지만 여기 저기서 아이들의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들려온다.
차를 캠핑장 구석으로 천천히 몰아 한적한 곳에 자리를 잡고... 텐트만 설치하고, 자고 있는 애들을 옮기고 대충 정리한 후 잠자리에 들었다.
잠결에 파도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리는 듯 했고, 아침이 되자 새들이 여기 저기서 지저대고, 그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울창한 소나무 숲이 나를 반겨준다. 규모면에선 몽산포에 비할 바가 못되지만 몽산포 못지않은 소나무 숲과 한적함이 마음에 든다.
타프를 설치하고 새로 장만한 타프 스크린을 달아본다. 타프스크린 무게 때문에 타프 지붕 중간 부분이 팽팽하게 펼쳐지지 않지만 자태가 나쁘지는 않다.
이제 춘장대 바다를 만나러 갈 시간이다.
썰물에 바닷물이 저 멀리 물러나 있고, 서해에서 보기 드물게 수평선이 펼쳐져 있다.
관리하시는 아주머니께서 오늘이 마침 해수욕장 개장일이라 개장식을 한다고 중앙광장으로 오라고 하신다.
공짜로 먹을 욕심에 시간 맞춰 중앙 광장에 갔다. 마이크를 들고 사회자가 떠들어 대고, 한쪽에서는 동네 아줌마들이 음식을 나누어 주고 계신다.
우리도 줄을 서서 국수, 편육, 수박과 맥주를 받아들고 한 켠에 서서 기분좋게 배를 채웠다.
좀 북적이긴 했지만 오랜만에 느껴보는 시골의 정겨움이다.
6월 말 한 낮 볕에 모래는 점점 뜨거워져 가고, 이제 물놀이를 할 차례다.
올해 처음 물놀이를 시작하는 두 딸들의 표정에 기쁨이 가득 묻어나온다.
순간 순간 포착되는 애들의 표정이 재미있다.
한편, 애들의 신나는 놀이에 동참하지 못하는 안지기와 나.
어렸을 때는 물놀이에 환장을 했었는데, 어른이 되어서는 무엇이 두려워 신나게 물놀이를 못하는 것인지......
몸이 서늘해진 후 애들의 물놀이는 끝이 나고, 보금자리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다.
해수욕장 개장을 해서인지 몰라도 예상하지 못했던 온수 샤워가 가능하다. 늘 기대하지 않았던 것을 받을 땐 기분이 두 배로 좋아지는 법이다.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 혼자 해수욕장 산책을 나서는데...곧바로 큰 딸이 아빠랑 같이 산책을 하겠다고 따라온다.
솔내음은 바다를 바라보고 오른쪽 구석에 위치해 있고, 그 외 중앙솔밭 등 몇 개의 캠핑장이 더 있다.
큰 딸을 모델로 해서 사진을 찍어 본다.
"아빠, 이제 됐어?"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고...
다음 날 갯벌 체험을 하러 다시 바다로 향한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조개 잡이를 하기 위해 모여들었다. 우리도 적당껏 조개를 잡았다.
한 여름에는 너무 덥고, 모기도 많아 망설여지지만, 이맘 때쯤 이렇게 바다에서 물놀이에 조개잡이 체험을 하는 것은 정말 괜찮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사람이 많지 않아 좋았고, 시원한 솔숲에서 여유로운 캠핑을 할 수 있었다. 내년에 춘장대를 다시 방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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