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 캠핑

대야산 자연휴양림 캐빈 - 우리가족 70번 째 캠핑 (2019년 11월 30일 ~ 12월 1일)

해랑&난 아빠 2019. 12. 1. 16:16







캠핑인 듯 캠핑아닌 캠핑같은 올 해 마지막 캠핑

대야산 자연휴양림 캐빈으로 캠핑을 떠난다.

텐트를 치지 않지만 캠핑 장비를 챙겨 떠난 여행이기에 내 기준엔 캠핑이다.


동계 캠핑을 하지 않아 겨울이 오는 이 시점에 가족 여행을 떠나본 기억이 별로 없어 이번 여행은 뭔가 낯설음이 느껴진다.

휴양림으로 가기 전 동선에서 살짝 떨어져 있는 한 사찰로 산책을 가기로 한다.

올 봄에 처음 가 보았던 연각사.


 



연각사를 휘감고 돌아나가는 계곡물은 올 봄과 마찬가지로 맑기만 하다.

하지만 갖가지 꽃이 만발한 봄과는 달리 앙상한 나뭇가지가 겨울이 오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앳된 연두빛으로 마음을 설레게 하던 산세가 이제는 완숙한 갈빛으로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절 구경도 하고 이런 저런 대화도 나누고 느린 산책도 즐길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도착한 대야산 자연휴양림 캐빈.






어느 정도 짐 정리를 마치고 특별히 할 일이 없어 다시 산책을 떠나자는 엄마, 아빠의 제안에 두 딸들은 손사래를 친다.

아무래도 따라올 의지가 전혀 없는 것 같아 부부끼리 산책을 하기로 한다.


캐빈 윗 쪽 용추계곡으로 이어진 산책로 팻말이 있어 그 길을 가보기로 한다.

조릿대 숲 사이로 나 있던 조그만 오솔길.

한 사람 겨우 다닐 수 있는 좁은 길에 낙엽이 수북히 내려앉았다.

그 만큼 인적이 뜸한 길이라 계곡까지 이어져 있을까 의심이 들지만 낙엽밟는 소리에 재미를 느끼며 앞으로 나아간다.







팻말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반신반의 걷던 길은 조금 넓어지더니 내리막길 끝으로 용추 계곡이 나타났다.











날이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용추 폭포까지 갔다 다시 되돌아 왔다.  






웃음이 끊이지 않던 캐빈에서의 밤은 지나가고 아침이 찾아왔다.

하루 전 오후보다 더 차가워진 아침 날씨에 숲속 나무가 더 앙상해 보인다.

우리는 이제 겨울을 준비하려고 하는데, 나무는 벌써 겨울 준비를 마친 듯이.







정리를 마치고 휴양림을 한 바퀴 돌려고 나섰다.

애들이 산책이 싫어 기도라도 한 것일까. 얼마 걷지도 않아 빗 방울이 하나 둘 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어쩔 수 없이 산책을 중단하고 서둘러 올해 마지막 캠핑을 마무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