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분교 오토캠핑장 - 우리가족 57번 째 캠핑 (2018년 8월 18일 ~ 19일)
우리 가족이 유일하게 다니는 사설 캠핑장.
두산분교 오토캠핑장에 2년 만에 다시 방문하게 되었다.
너무나 뜨거웠던 올 여름 더위도 광복절이 지나자 꺽기기 시작하고
물놀이를 실컷 할 수 있는 날씨는 아니지만
애들은 마지막 물놀이를, 우리 부부는 휴식을 목적으로 영월로 향했다.
캠핑장 구석 6학년 8반 너른 자리에 살림살이를 꾸린 다음
잠시 휴식을 위해 의자에 앉아 단풍나무 너머 높아진 하늘을 올려다 본다.
2년 사이에 나무가 제법 많이 자랐다.
그 때만 해도 계곡 쪽 큰나무 아래 사이트만 그늘이 풍부했었는데,
이제는 다른 사이트도 계곡 쪽 만큼은 아니지만 그늘이 제법 늘었다.
계곡에는 늦여름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로 시끌시끌하다.
처음에는 차갑게 느껴지는 계곡물이지만,
어느 새 적응을 하고 점프대에서 과감하게 뛰어내기기도 한다.
여름 치곤 상당히 적게 내린 비에 계곡은 가물었지만
여전히 깨끗함을 유지하는 계곡물.
낯설지 않은 두산분교 계곡의 여름 풍경이 정겹기만 하다.
뛰어내리기 놀이는 한동안 계속되고,
한 나절 내내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오랫동안 물놀이를 즐겼다.
누구에겐 시원하고 신나는 시간
누구에겐 나른하고 한가한 시간
그렇게 근심걱정없는 시간이 아쉽게도 빨리 흘러가 버린다.
서늘해진 날씨에 하늘은 더 새파랗게 보이고,
하늘을 향해 성큼 자란 단풍나무잎이 금세 다른 색으로 바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날이 어두워지자 낮보다 더 선선해진 강원도 산골.
불 앞에서 멍때리기 제격인 날씨다.
정말 오랜만에 장작에 불을 피워 그 간에 쌓였던 스트레스를 태워 하늘로 날려보낸다.
그리고 불앞에 나란히 앉아 오손도손 오랫동안 이야기 꽃을 피운다.
10시가 되자 가로등의 불빛이 꺼지고,
오늘 두산분교에 모인 캠퍼들은 약속대로 모두 조용해진다.
50개가 넘는 사이트가 거의 꽉 찼음에도 밤이 깊어갈 수록 조용함으로 가득한 밤이었다.
일요일 아침, 식사를 마치고 엄마, 아빠가 철수 준비를 하는 사이,
아이들은 계곡에서 올해 마지막 물놀이를 즐기고,
철수 준비가 끝나기도 전에 생각보다 빨리 돌아왔다.
무척이나 더웠던 올 여름, 일곱 번의 치열했던 물놀이에 아쿠아 슈즈가 생명을 다했다.
그 신발을 휴지통에 과감하게 던져 버리며, 올 여름 마지막 캠핑을 두산분교에서 마무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