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 캠핑

다시 찾은 산음 자연휴양림 - 우리가족 39번 째 캠핑 (2016/09/30~10/01)

해랑&난 아빠 2016. 10. 2. 21:27



중국 쪽에서 소멸된 태풍이 몰고온 비구름 때문에 10월 개천절 황금 연휴에 비가 온다는 슬픈 소식이다.

힘들게 예약해 놓은 성불산 자연휴양림 데크를 어쩔 수 없이 취소를 하고,

금토 짧게 다녀올 수 있는 곳을 찾다 걸려든 산음 자연휴양림.


늦은 금요일 밤 도착한 후 텐트를 설치하고

안지기와 가볍게 술 한잔 한 후 잠자리에 들었다.


우리가 하룻밤 묵었던 사이트는 2야영장 맨 아랫쪽에 위치한 202번 데크



어젯 밤에 눈치를 챗었지만 야영장 보수 공사를 얼마전에 했었나보다.

2년 전에 비해 데크 위치는 크게 변화가 없지만,

바닥에 울퉁불퉁한 돌을 없애고 야영장 옆으로 차를 세울 수 있는 길을 넓혔다.

솔잎이 수북히 내려앉은 자연스러운 느낌은 아직 없지만, 바닥을 정리하여 한결 깔끔해진 느낌이다.




202번은 길옆으로 소음에 다소 취약하지만, 주변 공간이 여유로워 해먹치기도 좋다.







야영장에서 사방으로 펼쳐진 잣나무 숲을 바라보고 있으니 마음이 평온해진다.

2야영장이 1야영장보다 인기가 더 높은 이유일 것이다.






아침을 먹자마자 짐을 다 정리하고 산행을 준비한다.

본격적으로 산행을 나서기 전에 야영장 데크 구경에 나선다.










216번부터는 윗쪽 길옆에서 다시 시작된다.

2년 전 머물던 218번 데크 주변에 울퉁불퉁 많이 박혀있던 돌들이 다 제거되었다.

218번, 219번 데크가 작은 이유가 데크 바로 옆에 위치한 잣나무 때문이었는데,

그러고보니 그 잣나무 몇 그루가 이번 공사에 다른 곳으로 옮겨지거나 잘려나간 듯하다.





조용함을 좋아하는 캠퍼들에게 최고의 명당자리 223번. 계곡 쪽으로 홀로 쑥 내려왔다.


그리고 마지막 224 - 226번 데크. 길가 옆이다.


데크 구경을 마치고 이제 숲속 트래킹을 할 차례다.

데크로드에서부터 트래킹을 시작한다.




숲속 길 옆에 피어있는 가을 야생화가 정겹게 인사한다.


까실 쑥부쟁이?


요건 구절초다.



유난히 따뜻한 올해 날씨로 10월인데도 숲속 오솔길은 아직 푸름으로 가득하다.



갈수기인데 수량이 풍부한 편이다.





잠시 후 소원바위에 도착했다.

무슨 소원을 빌고 있는지 사뭇 진지한 두 딸들.



남근바위라고 하는데...그닥 닮지 않은 듯.



소원 바위를 지나고 길이 여러 갈래로 나 있어 임도로 가는 길이 애매하다.

족욕장을 지나 좀 더 위로 올라가니 이제서야 이정표가 보인다. 제대로 왔나보다.




여태까지는 잣나무와 참나무가 주종을 이루었는데 지금부터는 낙엽송이 주종을 이루며 하늘 높이 솟아 있다.



낙엽송 사이로 난 오르막길을 쭉쭉 치고 올라간다.

그리고 드디어 만난 임도길.




벤치와 테이블이 있는 곳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맛있는 점심도 먹고



인적드문 임도길을 다시 걷는다.

기존 산길보다 걷기가 훨씬 수월해서 애들도 부담없이 걸을 만하다.





빼곡히 들어찬 나무들과 저 멀리 보이는 봉미산 정상.

자연 한가운데 들어와 있다는 느낌 가득하고

우리를 빼곤 아무도 없는 임도길이라 더욱 더 좋다.



임도길 중간에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몇 군데 보이는데 거기로 내려갈까 유혹도 있었지만

만만치 않은 내리막 경사로에 계획했던 길로 계속 가기로 한다.




꽤 많이 걸은 것 같다.

애들이 다리 아프다고 업어달라고 칭얼대기도 하고.

그렇게 걷고 걸어 휴양림으로 향하는 갈림길에 도착했다.




휴양림 쪽으로 내려가는 길에 만난 잣나무 숲.

잣나무 숲에 들어서면 나도 모르게 깊은 숨을 들이쉬게 된다. 그러고 나면 기분까지 좋아진다.




야영장보다 더 깊숙히 자리잡은 숲속의 집.

여기 한 번 와서 머물고 싶은 마음 간절한데 예약하기가 엄청 어렵다는 게 문제다.




숲속의 집을 지나 약수터가 보인다.

캠핑올 때 따로 물을 챙기지 말고, 여기서 받아와도 될 듯.




다시 야영장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야영장 주변으로 빼곡한 잣나무 숲








비소식 때문에 오래 머물진 못했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같이 짙은 산음 숲내음을 맡으며,

힐링 트래킹을 즐기며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