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 캠핑

2016년 여름 용대에서 - 우리가족 36번 째 캠핑 (2016/08/04~07)

해랑&난 아빠 2016. 8. 8. 20:00



푹푹 찌는 여름, 이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올해 휴가에는 용대 자연휴양림으로 향한다.


좁은 산길을 한 참을 올라 3야영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니 뜨겁게 내리쬐는 햇빛에 산속에서도 덥다.



이 계단을 내려서면 신세계가 된다.

차가운 계곡이 흐르고, 야영장 대부분이 그늘에 둘러 싸여 폭염이란 단어는 통하지 않는다.


우리가 자리잡은 곳은 304번 데크.

계곡 쪽으로 홀로 자리잡은 데크로 나름 명당 자리다.



애들은 벌써 물속으로 풍덩 들어가고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계곡물과 짙은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나무 숲 덕분에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시원하기 그지없다.




계곡에서 바라보는 또 다른 명당, 308번 데크

낮에는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앞 쪽으로 너른 공간이 있는 307번 데크 너머로 보이는 개수대.

새로 지은 화장실에 비하면 낡고 작은 편이지만, 아직도 제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듯하다.



깊은 숲 속이라 그런지 해가 지면 금새 어두워지고 선선해진다.

긴 팔을 챙기지 않았다면 밤새 추위를 느끼며 잠을 설칠 수 있을 정도다.


용대에서의 캠핑 생활은 단순하다.

때가 되면 밥을 먹고,

날씨가 더워지면 물 속으로 들어가고,




차가운 물속에서 추위를 느끼면 숲 속에서 멍때리기도 하고,




한 가지 생각지 못한 건,

다른 곳에서는 폭염에 엄두도 못낼 산책을 한다는 것이다.




계곡을 따라 나 있는 인적드문 산책로.

무성한 숲으로 인해 대부분 그늘져 있어 여름에도 그렇게 덥지 않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안전 문제로 철거된 야영장의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된다.

참 좋은 곳인데, 이대로 영원히 사라진다면 정말 안타까울 일이 아닐 수 없다.





길 옆에 누군가 쌓아놓은 돌탑.

그리고 그냥 지나치지 않은 작은 딸.

그런데 오른 쪽에 직접 쌓은 돌로는 기도 효험이 있을지 모르겠다.



작지만 시원한 물소리를 내며 물을 떨어뜨리는 폭포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지뢰 위험 표지를 보고 돌아가는 길에 두 딸들.

이렇게 다정하다가도 순식간에 다투기도 하는 그런 애증의 관계인가 보다.




다음 날에도 또 산책을 가자고 제안하는 아내.

두 딸들의 반대에 난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산책을 하면서 몸을 덥게 하면 더 오래 물놀이를 할 수 있지 않겠냐는 논리로.

그것 때문인지, 아니면 마지 못해 따라 나선 것인지 알 길이 없지만

암튼 수영복 차림으로 따라 나선 두 딸들.






매봉산 등산로를 지나치면 보이는

어제 찍지 못한 지뢰지대 경고 문구.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사람 아니면 이걸 보고 더 직직하긴 쉽지 않을 듯.



산책이 효과가 있긴 한가보다.

차가운 물 속에서도 어제보다 더 오래 물놀이를 했으니 말이다.






물놀이를 마치고 빈 데크에서 공기 놀이도 하고



산책길에 만난 사슴벌레.

처음 보는 애들은 신기해 하고, 나도 정말 오랜만에 보는 사슴벌레다.



휴양관 쪽에서 바라본 야영장 화장실과 샤워실.

시설은 괜찮은 편이나, 화장실 냄새가 좀 진한게 거시기하지만.



휴양관 2층에 자리잡은 벤치에서 사진도 찍고,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 날 짐을 다 정리한 후 마지막 물놀이를 시작한다.

떠나는 날 제일 신나게 물놀이를 즐겼다.

춥다고 물밖에서 떠는 것보다, 몸을 완전히 담그고 많이 움직이는 게

더 오래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비결인 듯 느껴진다.






유난히 뜨거웠던 2016년 여름,

용대에서 3박 4일 동안

더위로 인한 스트레스 없이, 아무런 근심걱정없이 잘 보냈다.


내년 여름에도 용대에서 여름 휴가를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만사 재쳐놓고 거기로 달려갈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