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 캠핑

소금강 자동차야영장 - 우리가족 29번 째 캠핑 (2015/10/09~11)

해랑&난 아빠 2015. 10. 11. 21:00



한글날 연휴를 맞아 떠나는 2박 3일 캠핑.

연휴인 만큼 좀 더 먼 곳에 가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여기 저기 물색하다 정한 곳은 강원도 강릉에 위치한 소금강 자동차 야영장.


수원에서 꽤 거리가 있는 곳이라 아침 일찍 출발해 보려고 부산을 떨어보지만

흘린 땀이 무색하게 7시 넘어서야 출발을 할 수 있었다.


시원하게 뚤린 고속도로를 타고 서둘러 수도권을 벗어나고 싶지만

현실은 용인도 못가서 막히기 시작한다. 여기만 지나면 뚤리겠지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막히는 구간은 늘어만 간다.


교통체증으로 즐거운 기분이 피곤함으로 바뀐지 한참이 지나서야 우리는 양떼 목장에 도착했다.




삼양 목장이나 하늘 목장만큼 규모가 크지 않아 광활한 초원 위에 펼쳐지는 이국적인 풍경을 만끽하기엔 부족하지만,

조금 아쉽더라도 초원 위에 펼쳐지는 시원한 풍경을 즐길 수 있고, 애들에게 양에게 먹이주기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잠깐 코스 산책을 하고 바로 양떼 먹이주기 체험 장소로 향한다.







동물원이 아닌 곳에서 처음 양을 보는 애들은 먹이주는 것이 무척이나 재미있나 보다.

한 바구니에 담겨진 건초를 다 먹이고 나서 더 주고 싶어서 주변에 떨어져 있는 건초를 주워 계속 먹이를 준다.

통통한 배를 봐서는 더 이상 먹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양들은 주는 대로 계속 받아 물어 지근지근 씹어 먹는다.


양들에게서 겨우 애들은 떼어 놓고 나서 그리 높지 않은 양떼목장 정상으로 가자고 애들을 꼬드긴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 보이는 양떼들. 양떼 목장인데 생각보다 양들이 많지는 않다.

높이가 올라갈수록 바람이 점점 강해지기 시작한다.





정상부에서 바라보는 풍경에 기분이 좋아지다가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얼른 내려가야겠다는 생각만 머리 속에 가득해진다. 



이 나무를 보면 바람 세기가 어느 정도인 지 알 수 있다.

ㅎㅎ  실제로 이 정도로 세게 불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계속되는 바람에 나무 가지가 이렇게 되어버렸나 보다.



그래도 바람 세기는 강한 편이어서 사진 몇 컷을 찍고 서둘러 내려온다.

내려오자 마자 보이는 그네.

그냥 지나친다면 까불이 우리 애들이 아니지.






이제 우리 목적지인 소금강으로 향할 차례다.

대관령을 넘어서면서 푸른 망망대해 동해가 보이기 시작하고

소금강으로 가기 직전에 연곡 해수욕장 표지판을 보자마자 갑자기 넓게 펼쳐진 수평선이 보고 싶어진다.

그냥 갈 수 없어 핸들을 바로 꺽는다.



빼곡히 들어찬 소나무 숲 사이로 난 길.

참 좋다. 소나무 숲을 지나 눈 앞에 펼쳐지는 망망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극적인 구성이다. 





그냥 가자고 하던 애들도 푸른 바다와 넓게 펼쳐진 백사장을 보고 마냥 즐거워한다.

짧은 거리를 이동해 바다를 보고 답답한 가슴을 뻥 뚫을 수 있고, 백두대간 깊은 산속에서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동해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갑자기 부러워진다.


시간이 계속 늦어져서 더 머물고 싶어 하는 애들을 차에 태우고 최종 목적지인 소금강 자동차 야영장을 향한다.



우리 가족이 머물 사이트는 A1. 야영장 맨 오른 쪽 구석에 위치해 있다.

소금강 자동차 야영장은 사이트 수가 170개가 넘는 큰 야영장이다.

큰 사이트인 만큼 사람들이 많이 방문을 해서 한적한 캠핑을 즐기기가 쉽지 않은데

우리가 자리잡은 A1 사이트는 그나마 한적한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사이트 중 하나다. 물론 이웃을 잘 만난다는 가정하에 말이다.


이 캠핑장은 이번이 처음 방문은 아니다.

작년 7월 말에 캠핑을 왔다가 강한 돌풍에 밤새 한 숨도 못자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철수해서 돌아갔던 가슴 아픈 장소이다.

이번에 올 때도 그 때의 트라우마 때문에 살짝 망설여졌던 것도 사실이다.


다행히 이번엔 그렇게 강한 바람은 불지 않고 이웃도 잘 만나 첫 날 밤은 나름 잘 잘 수 있었다.


둘 째 날, 애들을 데리고 소금강 계곡 산행을 가기로 한다.

말로만 듣던 소금강 계곡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사뭇 궁금해진다.




야영장 근처의 계곡은 여름 철 물놀이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산 속으로 들어갈 수록 바위 사이로 흘러내리는 계곡 모습을 점점 드러내기 시작한다.



나 혼자였다면 노인봉을 찍고 내려오는 걸 강력히 고려해 봤겠지만, 애들과 함께하는 걸 감안해서 구룡폭포까지만 찍고 오기로 한다.







산길이 비교적 걷기 쉬운 편이며, 바위 위를 타고 흐르는 계곡물과 멋진 자태를 뽐내는 소나무 숲을 구경하느라 전혀 심심하지가 않다.






금강사 근처에서 부터는 작은 폭포를 시작으로 점점 명승 1호다운 면모를 보이기 시작한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시퍼런 물색이 인상적인 십자소를 지나자 바위에 한자로 새겨진 소금강.

옛날부터 사랑받아온 계곡임이 틀림없다.




그걸 증명하려는 듯 바로 나타나는 식당암.

검푸른 계곡 옆으로 넓은 바위가 나타타고, 사방에 높이 솟아 올라 깊은 협곡에 와있는 느낌을 주는 산세에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잠시 발길을 멈추고 멋긴 풍광을 즐기고 난 후, 다시 구룡폭포를 향한다.






고개를 들면 좌우로 솟은 바위 봉우리가, 고개를 내리면 바위 사이로 흐르는 멋진 계곡이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얼마나 지났을까? 애들은 조금씩 지친 기색을 보이고.

'거의 다 왔을텐데' 라고 생각할 때 마침 어디선가 폭포 소리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계단길에 올라서자 나타나는 구룡폭포.





높은 바위 위로 떨어지는 폭포의 위용이 대단하다.

잡자기 나타난 폭포의 모습에 애들도 입을 벌리고 놀래기는 마찬가지.

폭포 구경과 사진 촬영을 위해 한 참 동안 거기에 머물렀다.   


구룡 폭포 구경을 실컷하고 돌아서 내려가는 길에 더 자세히 눈에 들어오는 소금강의 산세.






그리고 오르는  길에 그냥 지나쳤던 금강사 구경도 하기로 한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소나무 숲 사이에 들어앉은 건물들이 조화롭고 운치있어 보인다.






우리 사이트로 돌아오니 비가 후드득 내리기 시작한다. 지난 달 박달재 휴양림에서도 산행을 마치자 마자 비가 오더니 이번에도 절묘한 타이밍이다.

그 새 바람이 좀 불었나보다. 제대로 박혀있지 않던 팩 한 두개가 뽑혀 타프가 일부 무너져 있다.

서둘러 다시 세우고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지만 저녁 늦게까지 비가 내린다.


다행히 9시 경 비는 그치고, 그 다음 날 맑은 날씨에 장비들을 말릴 수 있었다.




오고 갈 때 먼 거리에 차가 막혀 조금 고생하긴 했지만, 애들과 멋진 계곡 산행을 하기도 하고 목장, 바다 구경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