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북한산 산행, 백운대~비봉 코스 (2015/03/02)

해랑&난 아빠 2015. 3. 2. 22:00

 

 

삼일절 기념 산행을 다녀왔다. 좀 더 먼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에 계룡산도 생각했었지만, 시간을 고려하여 결국 북한산을 선택했다.

서울이라고 해도 수원에서 한참 걸리긴 하지만.

 

아침 6시 43분 서울행 급행 열차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 다시 4호선을 타고 수유역에 내려서 120번 시내 버스를 타고 우이동 버스 종점에 내렸다. 종점에 도착한 시각은 8시 반. 에고고, 교통이 불편해서 산타기 전부터 빡세다.

 

오늘은 백운대 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서 백운대 찍고 비봉을 거쳐 비봉 탐방지원센터로 내려올 생각이다. 북한산 사령부만 가봐서 얼마나 걸릴지 감이 안온다.

 

 

평일이라 백운 탐방지원센터로 가는 길은 조용하기만 하다.

 

 

 

백운 탐방지원센터에서 삼각산 사령부 쪽으로 방향을 잡고 한 시간 정도 걸려 하루재에 도착했다. 고개 마루에 올라서니 눈앞에 인수봉이 우뚝 솟아있다.

 

 

고개를 내려서면서 인수대피소가 있는 왼쪽으로 꺽어서 가야 하는데 팻말이 없고 길도 여러 개라 지도에 나와 있지 않는 인수봉 바로 왼편으로 접어들어 버렸다. 등산객이 있으면 따라가기만 하면 그만인데 이 지점에서는 등산객이 보이질 않는다.

사람이 다닌 흔적이 있어 계속 올라가긴 했지만, 바위 사이로 지나가다 보니 체력 소모가 심하다. 게다가 눈이 녹지 않고 있어 약간 위험하기도 했다.

 

인수봉 중턱 즈음에서 잠시 영봉과 도봉산 경치를 구경했다. 

 

아무튼, 인수봉 바로 옆길을 통해 무사히 올라가는데 성공했고, 인수봉을 바로 밑에서 구경한 걸로 위안을 삼기로 했다.

 

고개를 올라가서 위치를 확인해 보니 위문 오른쪽이다. 백운대 대피소를 거치지 않고 바로 위문으로 올라온 셈이다.

이제 팔힘을 쓸 차례다. 경험이 있는지라 겁먹지 않고 쇠밧줄을 잘 잡고 올라간다.

 

 

 

그리고 도착한 백운대. 오늘도 태극기는 정상에서 힘차게 펄럭이고 있다.

 

 

그리고 양 뿔인 인수봉과 만경대.

 

 

인수봉 너머로 도봉산의 경치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확 트이는 전망에 가슴이 사정없이 뻥 뚤리고, 멋진 바위 봉우리들은 내 눈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계속 보아도 질리지 않는 정상에서의 조망. 산을 오르는 이유 중에 하나일 것이다.

다음 행선지 쪽을 바라보며 서서히 하산을 준비한다.

 

 

백운대를 내려와 대동문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내려오면서도 백운대의 거대한 옆모습에 감탄사를 계속 뱉어낸다.

 

 

 

 

만경대 둘레를 돌아가는 길도 쉽지는 않다. 그 길을 다 돌아가면 나오는 용암문. 이제부터는 잘 정돈된 산성길을 따라 걷는다.

 

 

 

이제 그나마 평탄한 길인데 난 이제 힘이 빠져간다. 정말 오랜만에 산을 탄 것도 있고, 사령부 험한 바위길에서 길을 헤맨 탓이기도 하다. 되도록 빨리 집으로 오라는 마니님의 분부가 생각이나 발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역시 산행은 자기 속도에 맞게 가야지 조금 무리를 하면 금방 지치고 다리에 무리가 간다. 동장대를 지나면서 부터 오른쪽 무릎 뒷쪽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산성길을 따라 남쪽 방향으로 계속 내려오니 드디어 삼각산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가 있다. 비록 인수봉이 백운대에 가려 보이지는 않지만 웅장한 사령부의 모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문수봉에 도착해서 멋진 경치를 보며 점심을 먹어야지 생각하고 줄기차게 걸어가지만...

지쳐서 포기하고 대성문과 대남문 사이에서 점심을 먹는다. 역쉬 무리를 했나보다.

아프던 오른 쪽 다리가 쥐가 난다. 한 15분 가량 휴식을 취하고...조금 더 걸어가니 바로 대남문이 나온다.

 

 

저 오르막길만 오르만 이제 문수봉이다. 조금씩 올라갈수록 멋진 전망이 점점 보이기 시작한다.

 

 

 문수봉 정상에 서니 보이지 않던 인수봉도 보이면서 약간 다른 모습으로 삼각산이 위용을 뽐내고 있고, 오른 쪽으로는 도봉산 정상부의 모습이 보인다.

 

 

반대쪽을 바라보니 멀리 비봉쪽 바위들이 나를 어서 오라 손짓하듯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문수봉을 내려서면서 부터는 급격한 내리막길이다. 하지만 도봉산 포대능선보다는 험하지 않다.

 

 

급경사를 다 내려오고 나서는 이제 승가봉으로 올라간다.

이름이 뭐였더라~ 기억이 안난다. 암튼 그 바위문을 지나고 승가봉 정상에 서면 북한산 사령부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봉우리들이 조망된다.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조망 포인트다.

 

 

 

 

 

반대쪽으로 이제 남은 사모바위와 비봉이 우뚝 솟아있다.

 

 

잠시 후 사모바위. 북파 공작원이 청와대에 공격하기 위해 여기 이 바위에 숨어있다 발각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잠시 후 도착한 비봉. 처음엔 올라가는 길이 위험해서 올라가다 중간에서 포기하고 내려오려고 했다. 근데 한 아주머니께서 망설임없이 쭉쭉 올라가신다.

헐~ 나도 같은 코스로 올라 드디어 비봉 정상에서 진흥왕순수비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조망. 승가봉보단 약간 덜하지만 그래도 훌륭하긴 매한가지.

 

 

 

오른 쪽 보현봉에서부터 문수봉, 가운대 사모바위, 약간 왼쪽으로 사령부, 그 다음 원효봉.

 

남쪽으로 보이는 서울 시내를 바라보니 깝깝하기만 하다.

 

 

비봉을 내려와 이제 하산길에 접어들면 된다. 시각적 여유가 있는 듯 하여 족두리봉으로 해서 불광역으로 내려갈까 하다 다리도 아프고 해서 향로봉만 찍고 다시 비봉탐방 코스로 내려오기로 한다.

 

잠시 후 도착한 향로봉. 여기 경치도 만만치 않다. 봉우리마다 조금씩 바뀌는 조망을 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바로 앞에 우뚝 솟아있는 비봉. 사실 이 순수비를 보기위해 이 코스를 선택했다. 오랜 세월을 지나는 동안 글자가 다 닳아서 무슨 비인지 확인이 어려웠다고 한다. 무학대사가 세운 비라는 설 등 여러가지 의견이 있었으나 추사 김정희가 진흥왕순수비라는 걸 밝혀냈다고 한다.

 

 

다시 돌아와 이제 정말 하신길로 접어든다. 내리막길에선 말썽이던 오른쪽 다리가 더 아프다.

 

 

우이동 종점(백운탐방지원센터 밑)에서 비봉탐방지원센터까지 총 7시간이 걸렸다. 인수봉 근처에서 헤매기도 하고, 내리막길에서 다리가 아파 천천히 내려와서 시간이 생각보다 더 걸린 것 같다.

 

다시 한 번 느끼지만 북한산은 도봉산과 더불어 서울 시민의 축복이다. 이렇게 멋진 산을 바로 곁에 두고 있으니 말이다.

사령부만 올라가보았던 나로선 이번 산행을 통해 북한산의 넓고 다양한 코스에 새삼 놀랐다.

특히, 문수봉 - 비봉 쪽에서 바라본 경치는 장관이었다. 비록 설악산보다는 조금 덜 하긴 하지만 그래도 그에 못지 않는 듯 하다.

다음엔 산성코스를 한 번 둘러보고 싶다.

 

화서역: 6시 37분

우이동 종점: 8시 반

하루재: 9시 반

백운대: 10시 25분

용암문: 11시 20분

대동문: 11시 40분

점심 식사 및 휴식: 12시25분 (약 20분간)

문수봉: 1시 40분

승가봉: 2시 10분

향로봉: 2시 30분

비봉탐방지원센티: 3시 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