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산행 2 (2014/10/17 - 18)
봉정암 사리탑에서 설악산의 감동적인 경치를 바라보며 이제 하산길만 재촉하면 될 거라 생각했다.
작년 겨울에 백담사 코스로 올라온 적이 있기에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고 말았다.
내려오면서 본 구곡담, 수렴동, 백담사 계곡은 내가 본 계곡 중 그 어느 것도 견줄 수 없는 최고의 경치를 선사해 주었다.
하산길에 처음 마주친 폭포. 그 모습에 탄성을 내질렀지만 이 폭포는 단지 전주곡에 불과했다.
계속되는 폭포 릴레이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최고 절정은 아마 쌍폭일 듯 싶다. 두 방향에서 한 곳으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를 한참동안 넋놓고 바라보았다.
계곡 뿐만 아니라 높이 치솟은 용아장성 또한 장관이다.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폭포와 옥같이 맑은 계곡물. 여기 신선이 산다해도 정말 믿을 것만 같다.
가을 단풍이 더해져 계곡의 풍경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8시 45분에 봉정암을 출발했는데 2시간 걸려 수렴동 대피소에 도착했다. 여기 부터는 평탄하고 운치있는 길이 시작된다.
이런 길을 걷노라니 내 마음 속은 평온함으로 가득 채워진다.
10월 중순 토요일이라 영시암을 지나면서부터 사람들이 급격히 많아진다.
수렴동 대피소에서 1시간 반 걸려 도착한 백담사.
단풍 구경을 위해 백담사를 방문한 사람이 엄청 많다. 북적이긴 하지만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긴 줄 맨 끝에서 한 참을 기다려 용대리 가는 마을 버스를 탈 수 있었다.
1시 반 수원행 버스를 타고 오면서 내내 생각했다. 내가 꿈을 꾼 건 아닌지.
마치 신선들이 장기두는 걸 쳐다보는 나무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