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 캠핑

마가리캠핑장 - 우리가족 16번 째 캠핑 (2014/10/03~05)

해랑&난 아빠 2014. 10. 5. 22:30


개천절 휴일에 찾아간 마가리 캠징장.

멀리 평창 봉평에 위치해 있고, 인터넷 사이트도 없지만 다녀간 사람들의 후기를 보고 여기를 선택했다.


한적한 시골길을 한참을 달려 도착한 캠핑장엔 예쁜 캠핑장 표지판이 우리를 반겨주고.


휴일 이른 시간이지만 벌써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캠핑장 홈페이지가 없지만 입소문을 타고 이 캠핑장은 벌써 유명해져 있었고,

70여 개가 된다는 사이트는 10월 초 연휴 오후 늦게가 되어선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조용한 캠핑을 생각하고 왔었던 나의 기대는 예상치 못한 정반대의 현실이 되고 말았다.

 

사람이 많아서 앞집과 윗집이 다투는 소동도 벌어졌고, 옆집 때문에 이틀 밤 잠을 잘 못자기도 했다.

사장님이 정말 친절하시지만, 밤 늦게까지 떠들거나 다른 캠퍼들에게 피해를 주는 컴퍼들에겐 뭔가 조치를 해야 할 듯 하다.


사장님의 소개를 받아 한참을 망설인 후 잣나무 숲속 사이에 자리잡았다.




쭉쭉 뻗은 잣나무 숲을 올려다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어린 나무들이 식재된 일반 오토캠핑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부지런한 사장님 덕분에 화장실은 언제나 깨끗하고 샤워실과 개수대 시설도 훌륭하다. 개수대에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아서 좀 아쉬웠지만.


캠핑장 앞쪽에는 나무들이 잘려나간 산등성이가 특이하게 다가온다. 부분 벌목이라고 하는데 말이 그렇지 몇 그루를 빼곤 거의 민둥산을 만들어놨다.


산등성이에서 내려다 본 캠핑장의 모습이다.



저 산등성이 너머엔 뭐가 있을까 하고 올라갔다 찍었던 사진.

그 너머엔 그냥 평범한 숲이 있었다. 고맙게도 나무가 잘려나가지 않고 온전한 형태로.

더 다행인 건 잘려나간 숲에도 조그만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다.

인간의 잘못을 묵묵하게 용서하려고 하는 듯이.


캠핑장 근처 산을 한바퀴 산책할 수 있는 임도길이 있다고 해서 가족과 함께 산책을 나선다.


배추밭을 지나고


멋진 꽃들이 우리를 반겨준다.




본격적인 숲속길을 접어들고...정말 한적한 임도길이라 우리 가족외엔 아무도 없다. 애들과 걷기에도 딱 좋은 코스라 마음에 든다.


도시에서 보기 쉽지 않은 자작나무들이 줄지어 서있다.


한 2시간 정도 걸려 임도길 산책을 마치고 다시 캠핑장에 돌아왔다.


캠핑장에서 그리고 산책하다 주운 잣나무 열매를 꼬맹이들과 까보기로 한다.


작년 가을 산음휴양림에서 잣열매를 까본 기억이 아직 나는지 애들은 잣열매 까기에 열심이다.


캠핑장 바로 옆 빈밭에는 수확하고 남은 감자들이 여기 저기 널려 있어서 애들은 신기한지 거기에서 감자줍기를 하고 있다.

집만큼 놀 것이 없지만 캠핑장에서 놀이가 아닌 것도 놀이로 생각하는 애들이 고맙기도 하다.



밭에서 바라 본 캠핑장 입구 쪽 모습. 스파크 뒤에 타프스크린을 친 동이 우리집이다.


 

조그만 계곡 옆으로 늘어진 은빛 자작나무가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낸다.



예상했던 대로 강원도 10월 초 날씨는 쌀쌀해서 중무장을 하고 일찍 화로대에 불을 피웠다.




1년 동안 이 불처럼 활활 타올랐던 우리의 캠핑 열기는 이번 캠핑을 마지막으로 잠시 꺼둬야 한다.

겨울이 지나 다시 따뜻한 봄이 올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