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족 캠핑

산으로간 니모 캠핑장 - 우리가족 65번 째 캠핑 (2019년 6월 29 ~ 30일)

해랑&난 아빠 2019. 6. 30. 20:39







이번 여행에도 비소식이 뒤늦게 찾아들었다.

6월 마지막 주말에 두 처제네 식구들과 대야산 자연휴양림에서 1박 여행을 떠날 계획이었다. 그런데 장마로 인해 아랫 지방은 비가 올 것이 거의 확실해 보여 휴양림을 취소했다. 반면 수도권에는 비가 올지 안올지 기상청도 알수가 없는지 시시각각 날씨 예보가 바뀌었다. 비가 오지 않으면 6월 말 좋은 날씨에 집에만 있기엔 너무 억울할 것 같아 비가 올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하고 수도권 윗쪽으로 캠핑을 가기로 결정했다.


토요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베란다 창문을 열어 제꼈다. 부슬부슬 부슬비가 차분히 동네를 적시고 있었다. 그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 가족은 서둘러 아침을 먹고 준비를 마치고 가평으로 향했다. 가평군 현리 (조종면)에 도착했을 때에도 비가 그치지 않고 가늘게 내리고 있었다.


우중 캠핑이 되려나 하는 불길한 생각도 들었지만, 현리에서 쇼핑을 마치고 캠핑장이 있는 마일리로 향하는 길에 비는 그쳤고, 캠핑장에 도착하자 후덥지근한 날씨가 우리를 반겨 주었다. 사촌 처제네와 이구동성으로 오길 잘했다고 즐겁게 떠들어 댔다.







우리가 자리잡은 3단 사이트는 2단 사이트에 비해 그늘이 부족하지만 시원한 전망이 일품이다. 연인산 능선 뿐만 아니라 희끗희끗 암봉을 자랑하는 운악산도 한 눈에 들어온다.





어느 정도 사이트 정리를 마치자 애들을 데리고 수영장으로 향한다. 계곡물을 끌어다 채운 아담한 수영장에 들어간 애들은 차갑다고 비명을 질러댔지만, 이내 적응을 한 듯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기 시작한다.













애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하는 걸 눈으로 확인한 후, 어른들은 3단 사이트 옆에 있는 계곡으로 피서를 떠난다.










계곡 상류라 물놀이할 만큼 수량이 풍부하지는 않지만 시원한 그늘에서 족욕을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계곡에서는 시원한 물소리가 들려오고, 옆으로는 잣나무 숲과 큼지막한 잎사귀를 펼친 활엽수들이 짙은 그늘을 만들어 준다. 그늘아래 잣나무 잎이 푹신하게 깔린 그 곳에 의자를 펼치고 시원한 맥주 한 잔, 막걸리 한 잔 마시며 그간 못나눈 이야기 꾸러미를 풀어 놓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캠핑장에서의 하루는 정말 빨리 지나간다. 어느덧 주변은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구름이 많던 하늘에는 별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저녁을 먹고 화로대 앞에 둘러앉았다. 활활 타오르는 장작을 보며 멍때리기도 하고, 소근소근 이야기도 나누다 보니 밤은 서서히 깊어만 간다. 














해가 밝아오며 눈맛 좋은 풍경이 다시 눈앞에 펼쳐졌다.

그 풍경을 배경 삼아 일요일 정오를 느긋하게 보낸 후 짧지만 의미있었던 캠핑을 마무리하였다.